녹음이 우거지는 봄, 단 6주간만 열리는 특별한 숲길이 있습니다. 바로 조선왕릉 숲길 개방입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자 조선 왕조의 찬란한 역사를 품고 있는 왕릉 숲길은 그 자체로 역사, 자연, 사색, 치유를 모두 담은 소중한 문화 자산입니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2025년 5월 16일(금)부터 6월 29일(일)까지 총 45일간, 전국 8곳의 조선왕릉 숲길을 일반에 개방합니다. 사전 예약 없이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며 자유롭게 걷고, 쉬고, 생각할 수 있는 길인만큼 기존에 미방문자라면 꼭 한번 방문해보길 바랍니다.
2025 조선왕릉 숲길 개방 일정
개방 기간: 2025년 5월 16일(금) ~ 6월 29일(일)
운영 시간:
5월: 오전 9시 ~ 오후 5시
6월: 오전 9시 ~ 오후 5시 30분
휴관일: 매주 월요일
입장료: 무료
예약: 사전 예약 없이 자유 입장
주의사항: 기상에 따라 일부 구간 운영 조정 가능
번호 | 왕릉명 | 개방 숲길 | 길이 (m) | 특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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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구리 동구릉 | 휘릉~원릉, 경릉~자연학습장 | 2,719 | 국내 최대 왕릉군, 해설 제공 |
2 | 남양주 광릉 | 복자기나무 숲길 | 945 | 울창한 생태숲, 희귀 식물 |
3 | 남양주 사릉 | 능침 뒤 소나무길 | 775 | 정현왕후 능, 조용한 분위기 |
4 | 서울 태릉·강릉 | 태릉~강릉 (어린이마당) | 1,700 | 가족 단위 추천 코스 |
5 | 서울 의릉 | 천장산~역사경관림 복원지 | 1,654 | 도심 속 자연 산책로 |
6 | 파주 장릉 | 능침 북측 숲길 | 1,675 | 한적한 명상형 코스 |
7 | 화성 융·건릉 | 융릉~건릉 숲길 | 3,693 | 정조와 사도세자의 능 |
8 | 파주 삼릉 | 영릉~순릉·공릉 능침 북측 | 3,660 | 걷기 쉬운 평지 위주 코스 |
※ 여주 영릉 외곽 숲길은 폭설 피해로 복구 공사 중이므로 이번 개방에서 제외됩니다.
추천 숲길 BEST 3
1) 조선의 효심과 비극이 공존하는 길 – 화성 융릉
조선의 역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사건 중 하나로 손꼽히는 사도세자의 죽음, 그리고 그 아들을 향한 정조의 지극한 효심이 담긴 길이 바로 화성에 위치한 융릉 건릉 숲길입니다. 이 숲길은 단순한 왕릉을 잇는 공간이 아니라, 한 왕의 아버지를 위한 마음이 길이 되어 이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깊은 의미를 가집니다.
융릉에는 사도세자(장조)와 그의 부인 혜경궁 홍씨가 잠들어 있으며, 건릉에는 정조와 효의왕후가 함께 안장되어 있습니다. 두 능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고, 그 사이를 연결하는 숲길은 조용한 숲의 품 속에서 걷기 좋은 흙길과 나무 데크로 이루어져 있어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이끕니다.
숲을 따라 걷다 보면 새소리와 함께 들리는 바람 소리, 고요한 연못, 잠시 쉴 수 있는 정자 등 걷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요소들이 가득합니다. 이곳은 단순한 왕릉 방문이 아니라, 조선 후기의 정치적 배경과 개인적인 아픔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감성 산책로’입니다. 역사적 무게감 속에서 따뜻한 효심을 느끼며 걷고 싶다면 융건릉 숲길이 제격입니다.
2) 한국의 아마존에서 걷는 생태 명상길 – 남양주 광릉 복자기나무 숲길
다음으로 소개할 코스는 자연 그 자체가 주인공인 숲길, 바로 남양주 광릉 복자기나무 숲길입니다. 이곳은 생물 다양성이 뛰어나 '한국의 아마존'이라 불릴 정도로 울창한 숲이 자랑입니다. 특별히 보호받는 복자기나무가 자생하는 구간을 포함하고 있어, 생태적으로도 높은 가치를 지닌 공간입니다. 숲속을 걷는 동안 느낄 수 있는 청량한 공기, 고요함, 그리고 햇빛 사이로 부서지는 잎들의 실루엣은 자연과 하나 되는 기분을 선사합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벗어나 자연의 시간 속으로 천천히 스며들고 싶을 때 이 숲길만한 곳이 없습니다.
이 길은 세조와 정희왕후의 능인 광릉을 포함하고 있으며, 능침 주변은 관리가 잘 되어 있어 길도 정돈되어 있고 숲도 깊어,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조용히 자연을 감상하고, 마음을 정리하며 걷고 싶은 분들에게 가장 적합한 명상형 산책 코스라 할 수 있습니다.
3) 역사 공부와 산책을 동시에 – 구리 동구릉 휘릉원릉 숲길
서울 동북부에 위치한 구리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1시간 이내 도착이 가능해 접근성이 매우 뛰어납니다. 동구릉은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을 비롯해 총 9기의 능이 모여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왕릉군입니다.
이 숲길은 산책로 자체가 잘 정비되어 있어, 흙길과 데크길이 적절히 어우러져 누구나 편하게 걸을 수 있습니다. 특히 가족 단위 방문객이나 역사 교육을 원하는 부모, 학생들에게 매우 유익한 장소입니다. 능마다 위치한 안내판과 문화 해설사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조선 초기부터 중기까지 왕실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곳은 조용하면서도 공간이 넓어 여유 있는 산책이 가능하고, 계절마다 다른 자연 풍경을 선사합니다. 봄에는 초록 잎과 신록이 가득하고, 가을에는 붉은 단풍이 숲 전체를 감싸며 아름다운 풍광을 만들어냅니다. 역사, 자연, 접근성 모든 면에서 가장 균형 잡힌 조선왕릉 숲길 코스로 손꼽힙니다.
조선왕릉, 왜 숲길로 걸어야 할까?
조선왕릉은 단지 왕의 무덤이 아닙니다. 조선의 정신, 자연관, 풍수 철학이 집약된 ‘살아 있는 문화 공간’입니다.
숲은 왕의 안식을 위한 공간이자,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쉼과 치유를 주는 자연 힐링 공간이 됩니다.
[실용 정보 한눈에 보기]
운영 기관: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문의 전화: 02-6450-3844 (복원정비과)
공식 누리집: https://www.khs.go.kr
통합 정보 페이지: https://royal.khs.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