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 갑작스럽게 어지러우면서 속이 울렁거려 토할 것 같은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머리가 띵하고 몸이 휘청거리거나,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구토까지 밀려온다면, 단순히 피곤한 것을 넘어서 우리 몸이 보내는 경고 신호일 수 있습니다.
어지럼증의 원인
어지럼증은 단순히 “머리가 멍한 느낌”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의학적으로는 ‘균형을 유지하기 힘든 상태’를 포괄적으로 지칭하며,
그 원인이 다양하고, 경우에 따라 생명과 직결될 수 있는 문제의 전조 증상일 수도 있습니다.
1. 이석증(양성돌발성체위현훈)
갑자기 고개를 움직였을 때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느낌이 들고, 잠시 뒤 멈춘다면 이석증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석은 귀 속 전정기관 안에 있는 작은 균형 감지 돌조각인데, 이게 제자리를 벗어나면 움직일 때마다 잘못된 균형 신호를 보내게 됩니다. 특히 아침에 일어날 때, 고개를 돌릴 때, 눕거나 일어설 때 증상이 심하게 나타납니다.
2. 전정신경염
감기나 바이러스성 질환 이후, 귀에서 뇌로 이어지는 전정신경에 염증이 생기면, 갑작스러운 어지럼증과 함께 구토가 동반될 수 있습니다. 이석증과 달리 몇 시간~수일 동안 지속적인 어지럼증이 나타나며, 움직이지 않아도 어지러움을 느낍니다.
3. 저혈압/저혈당
배고프거나 오래 서 있었을 때 갑자기 어지럽고 식은땀이 나면서 속이 메스껍다면, 혈압이나 혈당이 급격히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다이어트를 하거나 아침을 거르는 습관이 있다면, 이런 증상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4. 불안 장애 또는 공황 발작
마음의 병도 몸을 흔들 수 있습니다. 불안이 극도로 심해지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이 가빠지며 머리가 어지럽고 속이 메스꺼워 토할 것 같은 신체 반응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이런 증상은 뇌나 귀와는 관련이 없지만, 뇌가 스트레스를 ‘신체 위협’으로 오해하면서 발생합니다.
5. 위장 장애
위염, 과민성 대장 증후군, 역류성 식도염 등이 있을 경우, 소화불량과 함께 속이 울렁거리고 어지러운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럴 땐 어지럼증 자체보다 위장 쪽 증상이 동반되는지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6. 뇌 질환의 전조
어지럼증과 구토가 있으면서 동시에 시야 흐림, 말이 어눌해짐, 손발 저림, 한쪽 얼굴이 이상함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뇌졸중(중풍)이나 소뇌출혈 같은 응급질환일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지체 없이 119나 응급실로 가야 합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응급 대처법
갑작스럽게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릴 때, 아래와 같은 방법들을 시도해보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단, 아래의 방법들은 일시적인 완화책일 뿐, 반복되거나 강도가 심한 증상에는 반드시 전문적인 진료가 필요합니다.
- 누워서 눈을 감고 가만히 휴식하기 : 어지러울 때 가장 좋은 것은 몸을 안정시키는 것입니다. 불필요한 움직임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 조명을 어둡게 하고 조용한 환경을 만들기 : 빛과 소음은 어지럼증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으므로 차분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기 : 탈수 상태에서는 혈압과 혈류량이 떨어져 어지럼증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 단 음식 또는 비스킷 등을 섭취하기 : 저혈당이 의심된다면 포도당 캔디나 사탕, 주스 한 잔도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 심호흡과 복식호흡을 시도하기 : 불안이나 과호흡이 원인이라면 심호흡을 통해 빠르게 증상을 가라앉힐 수 있습니다.
예전 저희 아이의 경우에도 목욕 후 갑자기 의식을 잃은 경우가 있었는데, 응급실까지 갔지만 여러 검사결과 이상이 없었고, 결국 물을 섭취하니 아이의 의식이 원래대로 돌아온 경험이 있습니다. 아마 저혈당이였던 것 같은데 어지럽고 갑자기 의식이 희미해질땐 물과 사탕 등을 먼저 섭취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예방을 위한 생활 습관
규칙적인 식사와 수면 습관을 유지합니다. 물을 자주 마시고 카페인, 알코올 섭취를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되며,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과로하지 않도록 생활의 여유를 갖습니다. 또한 고개를 갑자기 돌리는 습관을 줄이고, 기상 시 천천히 일어나는 것이 좋습니다.
어지럼증 병력이 있다면 지하철, 엘리베이터, 높은 곳 등 불편한 공간에서는 미리 대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어지럽고 토할 것 같은 증상은 매우 흔하면서도, 원인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복합적인 신호입니다. 간단한 컨디션 저하일 수도 있지만, 때로는 귀 질환, 신경계 질환, 심리적인 원인, 심지어는 응급 뇌질환의 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잠깐만 참자”, “쉬면 괜찮아지겠지” 하는 식의 자가 판단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라도 무시하지 말고, 반복되거나 심해지는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증상은 아이, 성인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으므로 가볍게 지나치지 말고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