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소아 요로감염, 단순한 문제로 넘기면 안 됩니다. 그 배후에 방광요관역류라는 해부학적 기형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요로계 기형 및 방광요관역류, 방광 감염의 이면을 보다라는 주제로 소아 요로감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방광요관역류의 이해 – 해부학적 이상이 만드는 감염의 악순환
방광요관역류는 소아에서 흔히 발견되는 요로계 기형 중 하나로, 소변이 방광에서 요관을 거쳐 신장으로 역류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정상적인 해부학 구조에서는 소변이 방광에 저장되었다가 요도를 통해 배출되지만, VUR이 있는 경우에는 소변이 요관과 신우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반복적인 요로감염, 신장 손상, 고혈압, 신부전 등의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기형은 대부분 선천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하며, 방광과 요관이 만나는 지점의 밸브 구조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거나 기능적으로 약화되어 소변이 ‘일방통행’되지 않고 역류하게 됩니다. 특히 소아에서는 이 구조적 취약성이 뚜렷하게 나타나며, 성장과 함께 일부 자연 치유되기도 하지만, 중증도에 따라 치료 개입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도 존재합니다. VUR은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생후 수개월 내에 고열을 동반한 요로감염 발생, 반복적인 신우신염, 초음파상 신장의 수신증, 소변에서 지속적인 백혈구 또는 세균 검출, 요로감염은 흔한 소아 질환이지만, 재발이 빈번하거나 열성 감염을 반복한다면 그 배경에 해부학적 이상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고열이 동반된 신우신염은 신장 실질 조직까지 염증이 파급된 상태로, 장기적으로 신기능 저하 및 흉터 형성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렇듯 VUR은 단순한 구조적 기형이 아니라, 소아기의 신장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질환이므로 조기 발견과 정확한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2. 진단과 분류 – 영상검사와 역류 등급에 따른 판단
VUR의 진단에는 영상의학적 검사가 필수적입니다.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검사는 배뇨방광요도조영술으로, 이는 방광에 조영제를 주입한 후 소변을 볼 때의 요로 흐름을 실시간으로 관찰하여 소변의 역류 여부 및 역류 위치를 판단하는 방식입니다. VCUG는 비침습적 초음파 검사와 달리 방사선 노출이 있으나, VUR 진단에 있어 가장 신뢰도 높은 검사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신장스캔을 통해 신장의 흉터 유무, 신기능 분포 등을 파악하여 VUR로 인한 장기 손상의 정도를 평가하는 데 활용됩니다. VUR은 보통 1도에서 5도로 분류되며, 1도는 요관의 하부까지 소변이 역류하는 상태, 5도는 신우 및 신배까지 소변이 역류하면서 신장이 팽창되고 요관이 심하게 확장된 상태입니다. 이 등급은 향후 치료 전략 결정에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1~2도 (경증): 자연 치유율이 높고, 주기적 추적 관찰과 예방적 항생제 치료가 권장됩니다.
3도 (중등도): 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접근이 병행될 수 있으며, 감염 빈도와 신장 상태가 중요한 판단 기준입니다.
4~5도 (중증): 반복 감염 및 신장 손상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조기 수술이 고려됩니다.
이러한 등급별 분류와 영상자료 해석은 소아신장과 또는 소아비뇨기과 전문의의 판단 하에 이루어지며, 부모는 검사 결과를 이해하고 장기적인 관리 방향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치료와 장기 관리 – 재발 방지와 신장 보호가 핵심
VUR 치료는 크게 보존적 관리와 수술적 치료로 나뉘며, 아이의 나이, 역류의 정도, 감염 빈도, 신기능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됩니다. 경증 환아의 경우, 우선적으로 예방적 항생제 요법이 시행됩니다. 이는 소량의 항생제를 장기적으로 복용시켜 요로 내 세균의 증식을 억제하고, 감염으로 인한 신장 손상을 방지하는 방법입니다. 특히 성장기 소아의 경우, 방광과 요관의 해부학적 성장에 따라 자연적으로 역류가 해소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이러한 약물 요법과 주기적인 영상검사, 소변 검사 등을 병행하며 관찰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과입니다. 하지만 감염이 반복되거나 고열성 신우신염이 발생하는 경우, 또는 고등급 VUR로 인해 신장 기능 저하 소견이 동반된 경우는 수술적 치료가 적극적으로 고려됩니다. 가장 흔한 수술 방법은 요관 재이식술으로, 요관이 방광에 삽입되는 위치와 각도를 조정하여 역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드는 방식입니다. 최근에는 최소침습 수술도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일부 경증 환자에서는 내시경을 통한 콜라겐 삽입법도 시도되고 있습니다. 치료 이후에도 중요한 것은 장기적인 관리와 생활 습관 개선입니다. 적절한 수분 섭취, 규칙적인 배뇨 습관 유지, 변비 예방, 소변 이상 증상에 대한 민감한 반응 등이 중요하며, 이는 감염의 재발 방지뿐 아니라 방광 기능의 정상화에도 기여합니다. 또한 정기적인 소아신장과 또는 비뇨기과 외래를 통해 신장 기능, 요로 이상 소견, 성장 발달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